아무리 법을 배운 법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사회생활하는 건 똑같습니다. 친해지다 보면 1/N 지불하기로 한 술값을 대신 내주기도 했고 돈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현거래 많은 리니지를 오랬동안 했는데 그러면서 장비 빌려줬다가 못 받은 것도 부지기수, 그런데 대부분은 별로 마음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단지 하나, 선배에게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돈을 빌려준 건 기억 속에 여전히 찝찝하게 남아 있습니다.

 

동아리 선배로 한 때는 후배와 같이 경마장도 종종 놀러 갈 정도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여유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꼭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현금 서비스를 받아서 대여해 주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돈 벌려고 원양어선 탈 계획이라는 얘기를 마지막으로 들어서 그 뒤로 연락이 잘 안 돼도 취업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다른 동아리 사람들도 그 선배에 대해선 전혀 소식이 없더군요...

뭐 꼭 돈을 돌려 받아야 하는데... 같은 미련은 없습니다. 단지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빌려줬다는 게 내 삶에 안 좋은 영향을 남겼습니다. 

신용카드를 몇년 썼지만, 그전까지는 현금서비스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 선배한테 빌려준 돈을 받으면 그걸로 갚아야지...라는 생각에 현금서비스를 돌려 막기 하게 되었고, 천천히 빚이 쌓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네이버 지식인 등에서 채권채무 문제로 상담을 많이 하는데... ㅎㅎ 웃기게도 정작 저도 그러지 못했으면서도.. "절대 대출까지 받아서 돈을 빌려주지는 말라"는 충고를 많이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여유 자금으로 빌려주는 건 솔직히 본인 마음입니다. 밥 한 끼, 술 한 잔 샀다고 생각하지 뭐~ 이렇게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으면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피해, 스트레스 없이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까지 받아서 돈을 빌려줬을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빌려준 사람(채권자)은 돌려 받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빌린 채무자가 변제 약속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빌려준 채권자는 혹시라도... 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게 친구 관계, 지인 관계에 금을 만드는 것입니다. 빌린 채무자도 미안하다는 마음이 있어서 그게 틈을 더 키웁니다.

"친한 사이에선 절대 돈거래하지 말아라"라는 옛말은 진짜 명언입니다. 그 옛날부터 이런 경험은 반복되고, 쌓여 왔던 겁니다.

하지만 그게 지키기 쉬운 일이었으면 사람들이 그 말을 반복해서 언급하지도 않았겠죠.

 

대출 빚은 명의자 책임입니다. 즉, 친구, 친척, 지인을 부탁으로 대신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갚는 것은 온전이 명의자 본인 책임입니다.

빌린 채무자가 변제하기를 신뢰하면서 기다린다? 그러다가 연체되면 명의자가 신용불량자가 되고, 빚독촉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 친척, 지인에게 돈 빌려달라고 손을 벌린다??? 그 사람은 이미 신용불량자 아니면 여기저기 빚이 산더미처럼 쌓인 과다 채무자입니다. 금융기관에서 빌릴 능력도 없으니 친구에게 손을 벌린 겁니다.

진짜 친하다 그럼 뭐 밥 한 끼, 술 한잔 산다고 생각하고 본인 여유 자금을 빌려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고 본인도 없어서 대출까지 받아서 빌려준다??? 그로 인한 뒤탈을 꼭 생각해야 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나이 60 넘어 친구, 친척에게 몇 천만 원, 몇 억 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채권자도 가끔 봅니다. 자기 은퇴 자금을 날려서 집 팔고 월셋집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도 봤습니다.

대출받아서 돈을 빌려줄 때에는...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중에 못 갚아서 본인이 신용불량자가 되었을 때 느낄 배신감... 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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