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늦동이가 생겼습니다. 첫째와 둘째 터울이 12년이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전에 육아했던 기억이 완전히 가물가물합니다.

옛날 블로그를 정리하다 보니 첫 째 때 비공개 육아일기를 90편 넘게 작성했던 게 있더군요. 둘째 때에는 아직까지 비공개로는 한 편도 글을 쓴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육아를 하는 저희 부부가 바뀐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첫 째 때에는 아내가 20대여서 임신하고도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하루 산책만 한두 시간 이상 꾸준히 했습니다.

출산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한 편이었고, 그땐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아내 혼자서도 육아를 도맡아 했습니다.

빨래랑 식사랑 제가 좀 돕긴 했었지만, 평일에는 거의 온전히 아내가 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산 후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정부 지원도 거의 없던 시절이라 임신출산병원비 바우처(국민 행복카드) 60만 원 정도가 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 저대로 회사 다니느라고 정신없었고... 

그 와중에도 블로그에 비공개 육아일기를 꾸준히 쓸 정도로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르는 것도 많고, 인터넷상에 정보도 부족해서 좌충우돌...

첫 째 꼬맹이는 신생아 때에 떼쓰고 울었던 기억이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아내랑 얘기하다 보니 그건 제가 회사에 있어서 모르고 있었던 거더군요. 낮 시간에 아내가 육아하고, 밤시간엔 제가 잠에 깊이 빠져서 몰랐던 부분도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둘째 때에는 아내가 30대 후반, 임신했을 때부터 병원에서 노산(만 35세 이후)이라고 조심해야 한다고 엄청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임신 초기엔 진짜 방콕! 시골이라서 산책할 만한 곳도 적어서 임신 중 후기에도 자주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둘 째는 출산이 훨씬 쉽다고 산부인과 병원에서 얘기했지만, 저희는 좀 더 시간도 걸리고 고생했습니다. 거기에 여기 합천은 출산병원도 없어서 대구까지 매번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나마 좋아진 건 제가 지금은 회사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밥 하는 것과 빨래 등 집안 잡일까지 제가 다 도울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둘째 꼬맹이가 B형 간염 예방 주사 맞고 와서는 잠투정을 계속하는데 아내가 그래도 첫 째때보다 많이 편해졌다고 얘기하더군요. 제가 밥과 빨래, 목욕까지 다 도와줘서 훨씬 편해졌다고...

회사를 다니지 않아서 시간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집에서도 일을 해야 하고, 월급이 고정된 게 아니고, 이젠 꼬맹이가 둘이니 솔직히 제 마음은 그때보단 지금이 조금 더 부담스럽긴 합니다.

아내와 제가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납니다. 그러다 보니 새벽엔 곯아떨어져서 둘째 우는 소리도 못 들고 잠에 빠져 있을 정도로 체력적으로도 벌써 딸린다는 게 느껴집니다.

 

둘 째 생겼다고 했더니 손자 볼 나이에 애 기저귀 갈아야 한다고 다들 당황하더군요 ㅎㅎ

첫째 꼬맹이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석면 공사로 인해서 개학이 9월 20일로 늦춰져서 지금도 방학인데 방학 끝나면 등하교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아내는 벌써부터 아가띠 안 하면 무거워서 둘째 들기가 힘들다고 얘기하는데 그나마 전 괜찮은 편인데 초등학교 때까지 안고 다닐 수 있을지는 자신 못하겠네요. ㅋㅋㅋ;;

첫 째 때보다 저희 부부가 나이가 들어서 더 힘들고, 이미 경험했던 일이 대부분이라서 감동은 덜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많이 흐려졌던 예전의 육아 기억들까지 다시 떠올리면서 행복했던 추억도 다시금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첫째도 같이 있으니 또 다른 사건 사고가 생기고, 행복도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사는 게 아니다... 둘째 늦둥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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